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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운조사의 자경문에서

제 1 문; 연의미식(軟衣美食) 절막수용(切莫受用)

by 운제산 구름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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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운조사(野雲祖師)의 자경문에서

 

고려말, 조선초의 스님으로 스님의 전기(傳記)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 생사(生死)의 기록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스님이 후학(後學)들의 수행에 경책(警策)이 되는 자경문(自警文)에서 십문부촉(十門付囑)이라는 열가지의 금과옥조(金科玉條)의 글을 남겼는데, 이는 출가승의 필독서(必讀書)가 되었다. 이 열가지의 경책은 출가승뿐만 아니라 세속인들에게도 삶의 귀중한 귀감(龜鑑)이 되고 있다. 여기에 자경문의 핵심인 열가지 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자경문 서두(序頭)에서 후학들에세 당부하는 목소리를 먼저 들어본다.

 

우심불학증교만(愚心不學增憍慢) 치의무수장아인(癡意無修長我人)

공복고심여아호(空腹高心如餓虎) 무지방일사전원(無知放逸似顚猿)

사언마어긍수청(邪言魔語肯受聽) 성교현장고불문(聖敎賢章故不聞)

선도무인수여도(善道無因誰汝度) 장륜악취고전신(長淪惡趣苦纏身)

 

이 글의 의미는 아래와 같다.

 

마음이 어리석어 배우지 않으면 교만한 마음만 더하고

뜻이 어리석어 닦지 않으면 아상, 인상만 기른다

진정한 마음은 비고 기분만 높이면 마치 주린 범과 같고

앎이 없이 방일하면 재주만 많은 잔나비 같아진다.

삿된 말과 마구니의 말은 즐겨 받아 듣고

성인의 가르침과 현자의 글은 짐짓 듣지 않는구나

선한 도의 인연이 없으면 누가 그대를 건네주겠는가?

길이 악취에 빠져들면 괴로움이 자신을 얽어 맬텐데.

(초발심자경문에서, 일휴편역, pp.67-68)

 

1 ; 연의미식(軟衣美食) 절막수용(切莫受用)

 

-부드러운 의복(衣服)이나 맛있는 음식(飮食)은 결코 받아쓰지 말라.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밭갈고 씨 뿌릴 때부터 입과 몸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소의 공력(功力)이 많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또한 이에 축생(畜生)의 손해가 다함이 없거늘, 힘쓴 저 공이

곧 나를 이롭게 할지라도 오히려 그렇지 않은데, 다른 목숨을 죽여서 자기를

살리는 그런 일을 어찌 차마 할 수 있겠는가.”

 

농부도 굶주리고 추운 고통(苦痛)이 자주 있고, 베 짜는 여인도 몸가릴 옷이 없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나는 길이 손을 놀리면서 주리고 추움에 어찌 싫어하는

마음을 내겠는가?”

 

더구나 스님은 시주(施主)의 위험함을 이렇게 경책한다.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은 당연히 은혜가 무거워서 도()를 덜고, 기운 옷이나 푸성귀 음식은 반드시 시주가 가벼워 음덕(陰德)을 쌓는다. 금생(今生)에 마음을 밝히지 못한다면 한 방울 물의 은혜도 녹여 없애기가 어려우리라.”

 

채근목과위기장(菜根木果慰飢腸)

송라초의차색신(松蘿草衣遮色身)

야학청운위반려(野鶴靑雲爲伴侶)

고잠유곡도잔년(高岑幽谷度殘年)

 

푸성귀와 나무 열매로 주린 창자를 위로하고

소나무 겨우살이 잎새와 풀옷으로 몸을 가리며

들에 노는 학과 푸른 하늘의 구름으로 벗을 삼고

높은 봉우리 깊숙한 계곡에서 여생을 보낼지어다.

(초발심자경문에서,일휴편역, pp.6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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