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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기행

불교의 나라, 캄보디아

by 운제산 구름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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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기행(紀行)”은 기행문이다. 필자가 동남아 아열대(亞熱帶) 지역에 있는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적지 않는 기간 동안 체류(滯留)한 적이 있었고, 당시 아열대권의 다양한 환경(環境)과 문화(文化)를 체험하였다. 이들 국가중에 특별히 필자에게 깊은 감동(感動)을 준 나라는 캄보디아이다. 현지에서 필자는 앙코르왓(Angkor Wat)”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이 나라의 고대 유적(遺跡)과 아열대 특유의 생활 모습, 그리고 크매르루즈(Khmer Rouge)” 폭도(暴徒)들이 무고(無故)한 양민(良民)을 대량학살한 “killing field”의 비참한 현장 모습도 목도(目睹)하였다.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일부를 기록하였다.

 

 

 

 

 

-불교의 나라, 캄보디아(Cambodia)

 

캄보디아는 국토의 80-90%가 더없이 넓은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다. 해는 지평선에서 돋아 지평선으로 진다고 그들은 말한다. 나는 자동차를 타고 서북부 지방의 Battambang이라는 곳을 가는 도중에 해가 지평선으로 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일몰(日沒)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코코넛 나무 사이로 붉은 태양이 지는 모습은 그 어떤 인간의 그림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대자연의 기막힌 솜씨였다.

 

이 나라의 정부 형태는 입헌군주제(constitutional monarchy)로 군주인 국왕과 그 아래에 내각을 책임지고 있는 수상이 있다. 국토의 전체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좁다. 주민의 대부분은 크메르(Khmer) 인종이며, 소수의 베트남계, 중국계 인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전체 인구의 97%이상이 불교도인 불교국가로 스님들은 경배(敬拜)의 대상이며, 모든 행사의 중심에는 스님이 있다. 일반 주민들에게 있어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단연 결혼식과 장례식인데 생활의 형편에 따라 초빙하는 스님의 규모도 달라진다. 이들 행사에는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은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과 스님들의 염불소리로 행사를 알린다. 그 소리는 귀를 따갑게 할 만큼 시끄럽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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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지형적인 위치를 보면 북쪽에는 Laos, 동쪽에는 Vietnam, 서쪽에는 Thailand, 그리고 남쪽에는 타이만(Gulf of Thailand)을 인접하고 있다. 이처럼 3개 국가의 중심에 놓여있어서 과거에 주변 국가들로부터 많은 침략과 수난을 겪었다. 캄보디아는 이웃 국가들을 먼저 침공한 적이 없을 만큼 평화를 귀중하게 여겨 온 나라이다. 아열대 지방에 속해 있는 이곳의 기후는 건기(12-5)와 우기(6-11)로 나누어진다. 건기(乾期)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우기(雨期)에만 집중적으로 쏟아져 거의 모든 지역이 물로 넘쳐나게 된다. 연중 기온은 25도에서 40도 사이를 오르내린다.

이 나라는 19세기 중반이후부터 20세기 중반(1863-1954)에 이르는 기간동안 프랑스의 보호통치를 받았고, 그 후 독립을 하면서 Norodom Sihanouk(1955-1970;집권기간)국왕이 통치하였다. 그러나 Sihanouk가 집권한 이후에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면서 70년대 중, 후반(1975-79)에는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독재자 Pol Pot이 등장했다. 그는 Khmer Rouge라는 단체를 만들고 국가경제부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주민들과 지식인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여 전국토를 피로 물들였다. 이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수가 무려 200만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는 무고한 어린 아이들과 부녀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Pol Pot와 그의 부하들에 의해 저질러진 "killing fields"라는 대학살이다. 이 잔혹한 현장들이 아직도 캄보디아 전역에 산재(散在)해 있다.

 

 

다음은 그동안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내가 본 캄보디아의 단면들이다.

 

첫째, 캄보디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Angkor Wat로 유명한 나라이다. Angkor Wat에 대한 캄보디아 국민들의 자긍심은 대단하다. 캄보디아에서 제 1의 관광도시인 Siem Reap에 있는 Angkor 유적지는 9세기에서 13세기사이에 세워진 Khmer왕국의 도시이다. 이 왕국의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Jayavarman VII왕이 통치하던 12-13세기로 대부분의 사원이 이 때 건축되어 졌다고 한다. 광활한 열대 밀림 속에 세워진 수많은 사원들의 모습에서 그 당시의 Angkor왕국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밀림 속의 반얀나무(Banyan)의 뿌리가 사원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둘째, 캄보디아에는 소들이 많은 나라이다. 들판이나 물웅덩이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은 이곳 시골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등뼈가 불거져 나온 하얀 빛깔의 소들이 대부분이지만 물을 좋아하는 검은 물소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 황우(黃牛)들도 보이긴 하지만 그 수가 적은 듯하다. 지금도 캄보디아의 농촌에는 그 옛날 우리네 농촌에서처럼 우마차들이 짐을 나르고 있다.

 

셋째, 캄보디아에는 연꽃이 많은 나라이다. 이 나라에서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연꽃이 피어있다. 특히 연은 진흙이 있는 황토 빛의 물에서 더욱 화려한 꽃을 피운다. 우기에 물이 풍부할 때 연꽃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커다란 꽃봉오리를 맺고 분홍빛의 꽃을 피우는 연꽃이 주류를 이룬다. 이 꽃이 지면 곧 바로 연밥이라는 열매가 달리는데 이것은 또한 좋은 먹거리가 된다. 연밥이 익어 먹을 수 있을 때가 되면 도로 곳곳에는 연밥을 파는 상인들로 넘쳐난다. 녹색의 연밥을 벗겨 속의 열매를 먹어보면 상큼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또한 이곳 주민들은 개화(開花)하기 전의 봉오리가 맺은 꽃을 따서 다발로 묶어 부처님에게 올린다. 사원 주변에는 향과 함께 연꽃 다발을 파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넷째, 캄보디아에는 코코넛, 팜야자, 망고, 바나나 등 열대과일들이 풍부한 나라이다. 이 나라 전역 어디를 가도 이와 같은 열대과일들을 쉽게 볼 수가 있고 사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과일들이 수없이 많다. 수도인 Phnom PenhOlympic Stadium근처에는 이러한 과일을 파는 과일상들이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데, 여기에 가면 다양한 과일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두리안(durian)이란 과일은 최고의 열대과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일의 외피(外皮)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으며, 그 크기는 한국의 보통 수박 정도이다.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서 열대 과일의 왕자라고 불린다. 그러나 두리안은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처음 먹는 이들로서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이 과일의 맛에 익숙해지면 절로 손이 가게 된다.

 

 

다섯째, 캄보디아는 옴떡축제로 유명한 나라이다. 축제는 매년 4월에 있는 캄보디아 새해와 함께 3일간 휴일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기가 끝나는 11월에 Phnom PenhSap강에서 열린다. 옴떡이라는 말은 노를 젓는다는 현지어이다. 이 축제에는 전국 17개 지방에서 선발된 대표 팀이 출전한다. 옴떡에 참가하는 배들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를 하게 된다. 캄보디아의 전통적인 문양으로 장식한 배들을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답다. 카누(canoe)처럼 길게 만든 배 한 척의 길이는 보통 20-30m 정도이고, 노를 젓는 사공들은 배의 길이에 따라 40-60명에 이른다. 여기에 참가하는 배들은 모두 각 지방의 예선을 거친 배들이어서 노를 젓는 솜씨가 여간 능숙하고 빠르지 않다. 이 축제에는 국왕이 직접 참관하여 선수들을 격려하고 우승팀에게는 시상을 한다. 축제가 시작되면 강변 고수부지(高水敷地)와 도로들은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그리고 밤이 되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그 밖에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2004년 후반에는 Sihanouk 국왕이 아들에게 왕좌(王座)를 인계하였다. 70년대 후반에 많은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한 캄보디아는 보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있다. 지금은 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지만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경제적으로 안정된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70년대 후반에 독재자 Pol Pot의 주도하에 저질러진 주민 대학살에 대한 범죄행위를 밝히기 위한 재판이 곧 시작된다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어 그 전모(全貌)가 만천하(滿天下)에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본다.

 

-201011옴떡축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부상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보도에 의하면 축제에 참여한 수백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삽강의 현수교에 한꺼번에 몰리자 경찰이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물대포를 쏘았고 이때 아름답게 다리를 밝히고 있던 수많은 전선과 전등에 물이 닿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사람들이 감전사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감전된 사람들이 의식을 잃자 마치 도미노게임처럼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결과는 참담하였는데, 사망자가 무려 400여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700명이 넘는 숫자라고 하니 실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고 할 수가 있다. 필자도 지난 2004년에 현지에서 축제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축제에 대한 캄보디아인들의 자긍심은 대단하였다. 캄보디아 총리인 훈센은 이 사건을 1970년대 대학살인 "killing fields" 사건이후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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