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캄보디아 기행

스꾼(Skun) 마을의 식용(食用) 거미

by 운제산 구름 2023. 10. 2.
728x90
SMALL

 

 

 

 

 

-스꾼(Skun) 마을의 식용(食用) 거미

 

일반적으로 우리네 사람들은 곤충(insects) 무리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애완용(愛玩用)으로 다루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는 귀뚜라미(crickets)를 집에서 키우고 태국에서는 풍뎅이(beetles)를 숲에서 잡아 이들을 서로의 힘겨루기 시합에 이용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충들을 혐오(嫌惡)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이들을 멀리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이들을 식용으로 즐겨 먹고 있는 곳도 많다. 즉 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다음 각종 양념으로 가미(加味)하여 먹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 일부 나라에서 이들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많은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캄보디아의 수도 Phnom Penh에서 동쪽으로 60km 떨어진 곳에 Skun이라는 조그만 마을에서는 기름에 볶아 양념을 한 거미(spiders)를 맛 볼 수 있다. 이곳에 잠시 쉬기 위해 차를 멈추면 수많은 현지 행상인들이 머리위의 바구니에 튀긴 거미를 가득 채우고 팔아달라고 아우성을 지른다. 필자도 현지에서 생활할 때, 자주 이곳을 오갔는데 지금도 거미를 팔고 있는 행상인들의 모습이 눈가에 선하다. 특히 일부 현지인들은 살아 있는 거미를 자루에 넣고 팔기도 하는데, 이곳에는 살아 있는 거미를 바로 독한 술에 넣어 거미주를 만들어 몸에 좋다고 하여 즐겨 먹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술은 뼈가 약하거나 관절이 좋지 않은 데 효험(效驗)이 있다하여 많은 이들이 음용(飮用)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팔고 있는 거미의 맛은 다음과 같은데, 외피(外皮)부분은 씹을 때, 바싹바싹하고 속살은 튀긴 연한 닭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값이 저렴하여 쉽게 살 수 있는 동시에 운이 좋으면 덤으로 쌀로 발효하여 만든 독한 거미술도 한 잔 얻어먹을 수가 있다.

 

그리고 우기(雨期)6월과 9월경에 캄보디아를 방문하게 되면 계절의 별미인 메뚜기(grasshoppers)를 먹어 볼 수 있다. 어른 손가락만한 메뚜기를 기름에 볶아 후추(pepper)와 소금(salt)으로 맛을 내는데, 먹어보면 입안에서 아삭아삭하게 부서지는 부드럽고 고소한 그 맛이 일품(一品)이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선호(選好)하는 메뚜기는 거미와 마찬가지로 알을 가득 밴 암컷이라고 한다. 필자는 현지 주민들의 곤충들을 잡는 방식이 너무나 특이하게 여겨졌는데, 어떻게 보면 이들의 생태본능을 이용한 상당히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귀뚜라미를 포함한 각종 곤충을 잡는 시기가 되면 시골마다 집안 주변에 낮은 웅덩이를 파고 물을 채워둔다. 그리고 커다란 기둥을 장방형으로 세우고 거기에다 비닐을 메달아 45도에서 60도 정도로 경사지게 메달아 두고, 윗부분에는 밝은 빛을 내는 형광등을 달고 이들을 유인(誘因)하게 된다. 밤이 되면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곤충들의 특성을 이용한 방법인데, 날아온 물방개나 물장군, 귀뚜라미등이 미리 쳐둔 비닐에 닿는 순간 비닐의 미끄러움으로 인하여 바로 물웅덩이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일단 물에 떨어지면 다시 날아가지 못하고 물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고 아침이 되면 사람들이 손으로 잡는 지극히 단순한 방법을 쓰고 있었다.

 

캄보디아의 인접국인 태국은 곤충요리의 천국(天國)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도심곳곳이나 시장, 그리고 쇼핑몰(shopping mall)에는 각종 곤충요리를 팔고 있는 상인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태국 사람들은 매년 300톤 정도에 이르는 곤충요리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5000만불에 해당하는 사업이라고 하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태국내에서 서양의 pizza사업이 벌어드리는 수입과 같은 액수라고 한다.

 

여기에서도 곤충요리는 캄보디아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어서 보통 손으로 한 움큼의 양이 50센트 정도라고 하니 누구나 쉽게 먹을 수가 있다고 한다. 모험을 즐기는 용감한 여행자라면, 기름에 튀긴 풍뎅이(beetles)에서부터 물방개(water-bug)에 이르는 다양한 20여종의 곤충들을 맛 볼 수가 있다. 특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곤충은 바로 새우맛과 비슷하다는 메뚜기(grasshoppers)이다. 이 밖에도 대나무 벌레(bamboo worms)도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메뉴라고 한다. 더구나 외형(外形)이 길고, 꾸불꾸불한 열차의 형상을 닮아 이름 붙여진 장구벌레(wrigglers)는 기름에 튀긴 감자와 같은 맛을 낸다고 하여 많은 현지인들이 먹고 있다고 하지만, 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이 벌레의 징그러운 외형(外形) 때문에 쉽게 먹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다양한 곤충이나 벌레를 요리하여 먹고 있는 모습에서 그 나라의 특이한 음식문화를 엿 볼 수 있다. 필자도 캄보디아에서 체류할 때, 앞에서 언급한 Skun지방에서 팔고 있는 식용거미를 먹어본 경험이 있다. 보기가 흉하고 무서운 거미의 형상(形狀) 때문에 먹기가 망설여졌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먹어보았던 것이다. 실지로 먹어보니 고소하면서 구수한 맛이 오랫동안 내 입안에 가득하였다. 그렇지만 내 경우는 거미보다는 메뚜기가 훨씬 먹기도, 맛도 좋았다. 지금도 Phnom Penh 중심에 위치해 있는 사트마이시장에 가면 언제나 다양한 곤충튀김을 맛 볼 수가 있다.

 

 

-사트마이; 캄보디아말로 신시장(新市場)이라는 의미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