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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기행

팜나무(sugar-palm tree)

by 운제산 구름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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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나무(sugar-palm tree)

 

캄보디아에는 팜야자나무가 참으로 많다. 언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쉽게 이 나무들을 볼 수가 있는데, 회색의 페인트를 칠한 듯한 이 나무의 수간(樹幹)은 전주처럼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서있다. 코코넛 나무와 마찬가지로 수간의 윗부분에만 부채 모양의 잎들이 사방으로 펼쳐 있어 멀리서 바라보면 둥근 원형으로 보인다. 이 나무의 높이는 지상에서 10m 내외가 대부분이지만, 이보다 높이 자란 나무도 많다. 내가 본 팜나무중 가장 높이 자란 나무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도시 Siem ReapAngkor Wat 사원(寺院)에서였다. 사원 좌, 우에 서있는 두 그루의 나무는 그 높이가 20m에 정도로 보였으며 마치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守護神)처럼 우뚝 서 있었다.

 

내가 캄보디아에 와서 처음으로 이 나무를 보았을 때, 회색의 수간(樹幹)이 하늘을 향해 서있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나무의 다양한 용도(用度)를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캄보디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이 나무는 주민들에게 여간 요긴한 것이 아니었다.

 

첫째, 이 나무를 영어로는 sugar-palm tree라고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설탕의 원료가 되는 팜 수액(palm juice)을 얻을 수 있다. 나무에서 채취한 달콤한 수액을 건조시키면 설탕으로 변하게 된다. 캄보디아의 Kampong Speu라는 지역에서 이 나무가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설탕이 이 나라 전역에 공급된다. 더없이 넓은 평야에 무리를 이루고 있는 팜야자를 보노라면 임전(臨戰)에 앞두고 헬멧(helmet)을 쓴 병사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여기서 설탕을 얻는 또 한 가지의 방법은 사탕수수(sugar cane)를 이용하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목마른 관광객들에게 사탕수수액을 팔고 있는 상인들을 만나게 된다.

 

둘째, 팜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는 이곳 주민들의 먹거리이다. 열매는 다발을 이루어 열리고, 다 자란 열매의 외피를 벗기면 하얗고 부드러운 과육이 나오는데 이것을 먹는다.

 

셋째, 부챗살처럼 사방으로 자란 이 나무의 잎은 전통적인 캄보디아 초옥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한국에서 볏짚을 이용해 초가를 만드는 것처럼 말린 팜야자 잎을 역어서 지붕과 벽에 걸치면 멋진 초옥이 완성된다.

 

넷째, 이 나무의 수액은 설탕을 만드는 원료도 되지만, 술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팜 수액을 채취하여 수 일 동안 발효시키면 현지인들이 즐겨 마시는 팜술이 된다.

 

다섯째, 팜야자가 고목이 되어 수명을 다하면 이곳 주민들에게는 요긴한 화목(火木)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수간이 굵은 나무는 통나무배로 변신하기도 한다.

 

캄보디아말로 담노트라고 불리는 팜나무는 이처럼 그 용도가 다양하다. 열대 지방에 자생(自生)하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그들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주민들에게 아낌없이 내어놓는다. 이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팜나무를 보면서 자신의 것은 내어놓지 않으면서 남의 것은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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