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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의 파도소리

-우연(偶然)의 일치(一致)

by 운제산 구름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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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偶然)의 일치(一致)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이 있을까?

사전에는 우연을 "어떤 다른 것과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또 그것과의연관이 명백하지 않아 그 발생, 양태를 미리 짐작할 수 없는 일"로 설명한다.

또한 영어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coincidence라고 하는데, 이것을 바로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가 있다. 필자는 이런 우연히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일을 경험하기도 한다흔히 많은 이들이 사는 복권도 이러한 우연에 대한 기대감(期待感)이 아닐까?  

물론 복권은 확률적으로 당첨되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지만 누군가는 당첨된다는 사실에서 확률보다는 우연에 대한 기대가 더클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우연의 일치"에 대해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을 돌이켜본다

지금부터 41년전 1981(辛酉) 2월에 내가 경북 경산에서 

신혼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나의 아내는 임신하여 만삭(滿朔)의 몸으로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영남대 학군단 교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교관들의 보수교육으로 2주간 광주보병학교로 가게 되었다.출산을 앞둔 아내를 홀로 두고 교육을 받게 되어 

내 마음이 편치않았다. 아내의 초산(初産)이라걱정이 많았고, 보호자인 내가 없으니 아내도 무척 

불안해 할 것 같았다나는 광주로 가기전에 

대구에 살고있는 누이에게 아내의 출산이 곧 있을 것이라는 상황을 말해주고 도움을 요청해 놓았다.

아내에게도 출산의징조(徵兆)가 있으면곧바로 시누이에게 전화를 해서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당부하였다.

당시 아내의 심정을 내가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초산에 대한 불안과 초조함으로 심적인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내는 나에 대한 사랑과 태어날 새 생명의 엄마가 된다는 생각에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었다고 하였다.다행스럽게도 교육이 끝나는 2주동안 아내의 출산 

소식이 없어 나는 마음속으로 안도감(安堵感)을 갖게 되었다

마침내 1981/02/14/일 오후에 교육을 마치고 

대구행 버스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내가 돌아오는 날 오후 

아내는 출산의 징조를 감지(感知)하고 대구에 있는 

나의 누이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누이는 아내에게 곧바로 대구에 있는 종합병원인 

파티마로 오도록 하였다.나는 저녁 7시경에 동대구터미널에 도착하여 파티마 

병원으로 갔다아내는 입원하여 

출산대기를 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2주만에 서로를 보니 반갑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아내의 출산 걱정에 마음이 무거웠다.그리고 내가 곁에 있다는 것이 아내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나는 아내의 두 손을 잡아주며 우리 사랑의 결실(結實) 태아(胎兒)를 순산(順産)하기를 기원하였다.잠시뒤 아내를 진료한 의사의  호출이 있어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의사는 산모가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출산시 예상되는 어려움을 말해 주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앞이 캄캄해 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의사에게 아내가 순산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였다.아내의 쌍둥이 임신에 대한 걱정과 함께 출산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나는 "이 모든 일은 나의 운명이다"말을 속으로 되풀이 

하면서 아내의 무탈한 출산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저녁 9시가 지나면서 두 차례의  힘든 출산후에 아내는 

의식(意識)이 혼미(昏迷)해 있었다. 출산중 많은 하혈(下血) 산통(産痛)으로 정신을 잃은 것이다. 당시는 쌍둥이가 

드문 경우라 병원에서도 출산시 산모의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당시 아내는 정상분만으로 

두 아들을 출산하여 병원에서도 축복해 주었다. 얼마후 회복실에서 의식이 돌아온 아내는 자신이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였다.지금 생각해보면 아내의 출산이 내가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에 이루어 진 것이 

"우연의 일치" 아닌가 생각된다

새 생명이 탄생할 때, 부모가 함께옆에 있는 것이 축복이라는 말을 들은 적있다

더구나 우리 아이들이 출생한 날이 서양에서

연인 (戀人)들이 서로의  사랑을 고백한다는 Valentine 날에

출생한 것도 우연이 아닌가 한다. 지금 나의 아들들은 그들을 사랑하는 평생(平生) 배필(配匹)을 만나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나는 매년 2월이 오면 아내가 힘들게 출산의 고통을 견디어 득남(得男)한 것을잊지 않고 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손자녀가 있지만, 나에게 아내는 여전히 젊은 시절의 그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우리 부부(夫婦)가 두 아이의 부모(父母)가 된 것도 기적(奇蹟)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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