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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기행

- Sap강변의 보리수(菩提樹)

by 운제산 구름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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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p강변의 보리수(菩提樹)

 

 

캄보디아의 수도인 Phnom Penh을 가로지르는 Sap강은 남동쪽으로 계속 흘러가면서 Mekong강과 합류하여 Vietnam 남부의 하류로 이어진다. Phnom Penh은 인구 100만도 되지 않는 도시지만 시내 곳곳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Central Market은 현지어로 사트마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새로운 시장이라는 의미이다. 이곳은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이 시장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시장들이 형성되어 있어 많은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캄보디아 전 지역에 시장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상설시장이 있는가 하면 임시로 장이 형성되었다가 거래가 끝나자마자 없어지는 소규모의 시골 시장들도 많이 있었다.

 

캄보디아는 어디를 가든지 간에 오토바이가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다. 수도인 Phnom Penh도 예외가 아니다. 집집마다 2-3대의 오토바이가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많다. 매일 저녁이나 주말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 가까이에 있는 Sap강변으로 모여든다. 이 강변에는 국왕이 살고있는 왕궁(王宮)과 함께 각종 놀이 시설도 있어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 강변이야말로 이곳 시민들에게는 좋은 휴식 공간이 되는 것이다. 젊은 남녀들이 만나는 장소인 동시에 더위를 식히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 강변을 따라 수령(樹齡)5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보리수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말없이 굽어보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보리수 나무는 아열대 지방에서 잘 성장하는 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잎사귀는 마치 우리나라의 버드나무의 것과 흡사하다. 이 잎들은 뜨거운 햇빛을 막아 시원한 그늘을 드리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 굵은 수간은 어른 3-4명이 양팔을 벌려서 손이 닿을 정도의 나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보리수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생각나게 하는 나무이다. 그 옛날 인도에서 부처님께서 보리수아래에서 도()를 깨달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여기에서도 이 나무를 성스러운 존재로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부분의 캄보디아 주민들은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항상 부처님처럼 따뜻한 미소(微笑)가 가득하다. 그리고 스님을 공경하고 조상들에게도 정성을 다해 제사를 모신다. 나는 언제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보리수를 보면서 광활(廣闊)한 밀림에서 신()들의 도시라 할 수 있는 Angkor Wat를 만든 크메르 민족의 역사(歷史)와 전통(傳統)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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