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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의 파도소리

-형산강(兄山江)변을 거닐며

by 운제산 구름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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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兄山江)변을 거닐며

 

 

형산강 제방은 새롭게 신설된 강변로를 따라 형산대교에서 송도 해변까지 길게 뻗어있다. 이 제방뚝에 조성된 산책로에는 매일 밤이 되면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요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이곳은 가볍게 걷는 사람들로부터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운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젊은이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인공 스케이트장은 밤늦도록 불을 밝혀놓아 많이 이들이 찾고 있다. 이 제방양쪽에는 백일홍, 장미, 접시꽃, 해바라기, 연산홍등을 비롯하여 각종 꽃들이 심어져 있어 오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더구나 8월인 지금 계절을 잊은 듯 보이는 코스모스가 그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는 모습은 마치 수많은 나비들이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형산강변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된다. 한쪽은 각종 운동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고수부지(高水敷地)이고 다른 한 쪽은 강물의 범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방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밤이면 운동을 하는 이들을 포함하여 영일만과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강변에 서서 건너편에 있는 제철 공장을 바라보면 공장의 각종 시설물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이 불야성(不夜城)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야경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가 있다. 특히 형산대교 부근의 전망탑과 송도 해변 부근에 설치된 쌍둥이 탑에서 반짝이는 무지개 빛깔의 아름다운 조명은 너무나 아름답다.

 

요즘 나는 아내와 함께 저녁 늦은 시간에 자주 이곳을 찾는다. 처음에는 형산강변이 제공해 주는 외형적인 모습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이 진정한 포항 시민의 여가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개선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화장실 문제이다.

지금 이곳에는 제방을 따라 프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여러 개의 1인용의 밀폐된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이 화장실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지만 여간 역겨운 일이 아니다. 좁은 공간에서 대, 소변을 보는 것도 그렇지만 심한 악취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이 화장실은 일시적인 용도로 쓰이는 것인데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것은 위생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당국에서는 하루 빨리 영구적이고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을 신축하여 시민들에게 쾌적한 화장실 공간을 제공해야 될 것이다. 화장실 문화는 바로 그 나라의 얼굴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두 번째는 형산강변에 나무를 심었으면 한다.

지금 이곳에는 나무가 없어 황량하기 그지없다. 말로만 푸른 포항을 외칠 것이 아니라 여기에도 나무를 심어 푸른 강변을 조성했으면 한다. 강변을 따라 필요한 곳에 나무를 심게 되면 계절마다 나무들이 제공해 주는 혜택을 누릴 수가 있지 않을까. 나무가 많으면 그만큼 주변 공기도 맑아질 것이다. 강건너에 있는 공장에서는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각종 공해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국에서는 더 많은 시민들이 형산강변을 찾을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더 늘이고 강변의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일을 소흘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시민들도 각종 쓰레기나 오물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스스로 환경의 감시자가 되어 아름다운 형산강변을 가꾸는데 함께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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