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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족 큰 사랑

나의 뿌리

by 운제산 구름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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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나의 뿌리

 

나의 조부님의 관향(貫鄕)은 진주(晉洲)이며 시조(始祖) 강이식(姜以式)님의 25세손(世孫)이고 존함(尊啣)은 강성봉(姜聖鳳)이며 조모님은 달성서씨(達城徐氏)로 서강련(徐江連)이다. 나는 생전(生前)의 조부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 내가 출생하기 전에 이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조부님의 사진이라도 남아 있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생전의 조모님의 말을 빌리면 조부님은 기골(氣骨)이 장대(壯大)한 어른이었다고 한다. 나의 조모님과 혼인(婚姻)하여 두 아들을 두셨는데, 장자(長子)는 나의 선친(先親)이며 차자(次子)는 나의 작은 아버지이다. 선친은 경신생(庚申生)으로 지난 198612월에 지병(持病)으로 고인(故人)이 되셨다. 선친께서는 어린 시절을 지금의 포항시 남구 동해면 마산리 어촌(漁村)에서 성장하셨고, 어린 나이에 나의 조부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생계(生計)를 책임지는 일을 하셨다고 한다. 가까운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 고기를 잡기도 하고 야산을 개간하여 밭농사를 짓기도 하였고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일은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을 할 때마다 몸을 다치는 일이 발생하였고, 이런 아들을 걱정스럽게 생각하신 조모님께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장자(長子)인 아들에게 스님의 길을 가도록 권유(勸誘)하였다.

 

짐작컨대, 당시 15세의 선친께서는 이 말을 듣고 많은 번민(煩悶)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조모님의 말씀대로 출가(出家)하기로 결심하고 조그만 걸망을 어깨에 걸치고 걸어서 고향에서 40km의 거리에 있는 오어사(吾魚寺)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선친께서는 불교(佛敎)에 귀의(歸依)하여 돌아가시기 전까지 승려로서의 삶을 사시다가 열반(涅槃)하셨다. 우리 집안은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데, 출가한 스님들이 있다. 선친을 포함하여 6촌 당숙께서 스님이 되셨고, 지금 우리 대()에도 나의 5, 6촌 형제 두 분이 스님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일자출가(一子出家)면 구족생천(九族生天)”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집안에는 선친과 6촌 당숙, 나의 5, 6촌 형제에서 스님이 되셨다는 점에서 조상(祖上)님들 모두 극락왕생(極樂往生)하여 편히 계실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친께서는 조계종에 적을 두고 계시다가 나중에 지금의 나의 어머니를 만나 대처승(帶妻僧)이 되셨다. 나의 어머니는 월성김씨(月城金氏)로 갑자생(甲子生)이다. 나의 가까운 뿌리는 조부모님으로부터 부모님으로 이어져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 역시 부모님이 있었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지난 시절 30년 이상의 긴 세월동안 절집 살림을 혼자서 해오시면서 고생하셨다. 어머님께서는 지병(持病)인 천식과 폐렴 합병증으로 인해 20111010일 새벽에 생을 마감하셨다. 지금도 어머니가 하셨던 힘든 일을 생각하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나도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되었고, 조부모님, 부모님으로부터 이어진 우리 가족의 뿌리는 이제 나의 두 아들과 동생의 두 아들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나의 손자인 윤석이, 강림이와 손녀인 윤하로 후대(後代)를 이어주고 있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강풍(强風)에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 가족의 뿌리도 견고(堅固)하게 세대를

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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