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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의 파도소리

후고, 아따 미여!

by 운제산 구름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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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고? 아따 미여!

 

오래전에 필자는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기 위한 자료수집과 당시 서양 문학의 흐름을 현장에서 이해하기 위해 태평양을 횡단하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아내와 함께 Hawaii의 관문인 Ohau섬의 Honolulu에 도착하여 Waikiki해변을 비롯하여 diamond head, folk village, 2차 대전의 상흔(傷痕)이 남아있는 진주만(pearl harbor) 그리고 섬의 명소(名所)라고 불리는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미국민들이 가장 살고 싶어한다는 이 곳은 년중내내 밝은 햇살과 25도를 오르내리는 일정한 온도가 특징이다. 길지 않은 Hawaii에서의 추억(追憶)을 가슴에 담아두고 서부의 대표적인 도시인 Los AngelesSan Francisco로 향하였다. 이 두 도시에 있는 대학에 들러 나에게 필요한 자료들를 수집하는 일을 마무리하였다. 미 본토(本土)인 서쪽 지역인 이곳까지 왔으니 주변의 관광지도 둘러보기로 하였다. 특히 Alizona주의 Grand Canyon 국립공원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였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 곳은 그 규모가 방대하여 협곡의 길이가 400km가 넘고 계곡의 높이는 1600m에 이르며, 협곡을 흐르는 Colorado 강의 길이도 443km라고 한다. 우리 부부는 LA에서 Las Vegas로 가는 비행편으로 공항에 도착한 후, 먼저 경비행기(輕飛行機)를 타고 공중(空中)에서 그랜드 캐년의 거대(巨大)한 모습을 조망(眺望)한 후, 지상(地上)에서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移動)하여 공원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공원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현지 교포인 guide는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내용이 재미가 있어 여기 소개한다.

 

미국에 자녀를 둔 경상도 할머니와 전라도 할머니 두 분은 같은 지역에서 살게 되었는데, 자녀들이 곁에 없으면 외출하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지내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영어를 하지 못하므로 주변 이웃들과 교류가 없이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두 분은 같은 지역에서 살았기 때문에 우리말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한 번은 전라도 할머니가 경상도 할머니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고, 초인종을 누르자, 경상도 할머니가 말하기를 후고?”(누고?) 라고 하자, 전라도 할머니는 아따 미여”(나여)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두 할머니들이 얼마 되지 않은 미국생활에서 자녀들의 영어 대화를 통하여 단편적인 단어를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고?”영어로 표현하면, “Who are you?”정도의 의미이고, 아따 미여“It’s me.”가 되는데, 이 짧고, 쉬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여 경상도, 전라도 말과 영어를 혼용하였다는 일화(逸話)이다.

 

언어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수단이다. 일반적으로 언어습득의 과정은 어린 아기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처음 말을 하기 전에 엄마의 말을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듣기가 되면 바로 말을 하는 원리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데는 4가지 습득 단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듣기(listening),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 쓰기(writing) 이다. 중요한 것은 듣기와 말하기가 읽기나 쓰기보다 먼저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다시말하면 잘 들으면 잘 말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단어를 아는 것도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위의 할머니들의 사례에서처럼 단어를 알고만 있어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의사소통의 수단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언어로 소통이 안 될 경우에는 gesture(손동작이나 발동작)가 사용될 수도 있고, 더구나 얼굴 표정(facial expressions)도 가능하며, 수화(手話)로도 자신의 표현도 가능할 때도 있다. 외국어 학습하는데 다음의 표현이 있다.

 

The best way to master a foreign language is to go to the country where it is spoken.(외국어를 습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가 통용되는 현지로 가서 배우는 것이다.)

 

위의 영문은 현지에서 살면서 그 나라의 말을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비록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외국(外國)에 가지 못하더라도 국내에서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언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요즈음에는 많은 어학관련자료들이 넘쳐난다. 문제는 어떻게 개인이 잘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 영어로 된 책이나 잡지, 그리고 외국영화, 외국방송, 각종 뉴스 channel, youtube를 보고, 들으면서도 충분히 언어(言語)를 학습할 수가 있다. (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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