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추분1 -가을의 문턱에서 -가을의 문턱에서 이제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 속에는 옷깃을 여미게 하는 냉기가 담겨져 있다. 얼마 있지 않아 단풍이 들고 얼음이 얼 거라는 생각에 문득 달력을 쳐다보니 이미 추분(秋分)이 지났다. 허나 유난히 태풍과 폭우가 심했던 지난여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집과 농경지는 폭우로 휩쓸려 폐허가 되어버렸고, 도로와 교량, 그리고 산은 지난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허탈한 표정은 그들의 삶이 통째로 휩쓸려가고 무너져 내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며 인간의 나약함과 자연의 무서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자원봉사자며 수재의연금을 보내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 2023. 10. 6. 이전 1 다음 LIST